우리 아이, 독립적인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여기에 주목!

5살 어린이 둘 중에 하나는 혼자 옷을 입지 못한다고 합니다. 독일의 상당수 초등학교에서는 끈 달린 운동화를 신고 학교에 오는 게 금지됐죠. 애들한테 공부를 가르쳐야 할 교사들이 운동화 끈을 묶어 주느라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이 점점 의존적으로 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의존적인 아이들은 독립적인 아이들에 비해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고, 공황과 우울증 등 정신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혼자 놀이터에 가고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등 부모 세대에게는 당연했던 일들이, 요새 아이들에게는 너무 위험한 일이 됐습니다. 현대인들은, 어린이를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품은 보석으로 생각합니다. 섬세하게 돌봐주고 지지함으로써 그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게 부모의 역할이죠. 문제는, 무슨 실수라도 저지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다가 그만 '과보호'라는 실수를 저지른다는 겁니다. 

어린이의 독립성 발달을 저해하는 11가지 실수를 소개합니다. 각각의 항목은 독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어느 정도 과장된 부분이 있습니다. 인생사가 으레 그렇듯이, 적당히 하면 좋은 행동이지만 지나치면 해가 된다는 뜻이죠. 

Shoelaces

1번 실수: 모든 위험을 제거한다  

"어린이가 인생에서 내리는 가장 중요한 첫 결정은,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과 실패할 수 있다는 위험에 기반한다." 2014년 독일교사상을 수상한 펠릭스 내터만(Felix Nattermann)이 한 말입니다. 그는 부모가 모든 종류의 위험을 예방하려는 시도에 대해 몹시 회의적입니다. 아이들이 감당하고 깨달아야 할 위험과 그렇지 않은 위험을 구별하는 지혜가 필요하겠죠. 

29/52 - Climber

2번 실수: 자극이 부족한 환경 

인테리어는 올화이트. 집 안은 깔끔하게 정돈됐고 라디오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무수한 자극원에 지친 성인에게는 낙원 같은 공간이겠지만, 아이에게는 아닙니다. 아이들은 어느 정도 어질러진 공간에서 다양한 색깔을 보고 소리를 들어야 호기심과 놀이 욕구가 자극됩니다.

Rune watching mobile

3번 실수: 아이한테 져 준다

아이와 공놀이를 한다고 가정해 보죠. 부모라면 '피구왕 통키'처럼 이를 악물고 불꽃슛을 날리지는 않을 겁니다. 살살 상대하며 이기게 해 주겠죠. 하지만 아이들도 패배의 쓰라림을 배워야 합니다. 실패를 해 봐야 성공에 감사하게 되고 더 많이 성공하겠다는 욕심이 생기니까요. 이건 학교에 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숙제가 너무 어려워서 대신 해 줘야 한다'는 변명은 그만하세요. 

Boy Playing Soccer with His Dad

4번 실수: 아이가 슬퍼할 때 다른 관심사를 제공한다 

아이들을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부모가 제대로 지원하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면 얼마든지 실패를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요? 위안을 주는 겁니다. "네가 어떤 기분인지 알아. 하지만 엄마, 아빠가 여기 너와 함께 있어. 그리고 지금 느끼는 고통도 결국은 지나갈 거야."라고 말해 주는 거죠. 이건 우는 애한테 사탕을 쥐여 주거나 동영상을 틀어 주는 것보다 어렵지만, 더 건강한 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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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실수: 야단만 치고, 뒷수습은 부모가 한다 

애가 욕심껏 우유를 따르다가, 결국 엎질렀습니다. 부모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지만, 정작 쏟아진 우유를 닦는 뒷정리는 본인이 다 해 버리죠. 명심하세요. 아이의 실수를 꾸짖는 것보다는 결과를 감당하게 하는 쪽이 훨씬 더 교육적입니다. 물론 아이의 능력 범위 안에서요. 

Sunday Morning Breakfast

6번 실수: 집안일을 시키지 않는다

쓰레기 버리기, 설거지 된 접시 정리하기, 빨랫감은 빨래통에 넣기. 아이들도 할 수 있는 집안일이지만, 이걸 시키는 부모들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최근 10년간 집안일에 손도 까딱하지 않는 아이들이 8% 늘어났다고 합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네요. 독립하면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거니 하지만, 이런 일들은 자꾸 해 봐야 몸에 익습니다. 

Pro ...

7번 실수: 학교까지 데려다주기 

등교란 독립성 향상의 첫 걸음입니다. 하지만 요새는 혼자 학교에 가는 1학년생이 없죠.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내가 이제 다 컸고, 부모님이 나를 신뢰하는구나'라고 실감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교통 사고가 걱정이라지만, 대부분의 학교들이 아파트 단지 안에 있기도 하고요. 데려다주는 부모들의 차량만 줄어도 좀 더 안전해지지 않을까요?  

Morning drop-off on kindergarten rodeo day

8번 실수: 학원 뺑뺑이 

아이의 적성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해 주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혼자 노는 자유 시간도 필요합니다. 늘 누군가 보살펴주고 뭘 해야 할지 알려 준다면, 집에서 TV를 보는 것과 별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학원에 가도 주어지는 자극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뿐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으니까요. 

The power of music

9번 실수: 언제 어디서나 아이를 따라다닌다

요새는 놀이터에서 혼자 노는 아이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디를 가도 부모가 동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죠. 하지만 아이를 과보호하면, 세상이 위험한 곳이라는 메시지를 주게 됩니다. 

이렇게 반문하실 수도 있겠죠. "거리에는 차가 넘쳐나고, 소아성애자에 마약에 범죄까지, 도대체 어떻게 아이를 혼자 둘 수가 있겠어요?" 하지만 실은, 세상이 더 위험해진 게 아니라 우리의 불안이 더 커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독일의 통계지만, 성폭력 피해 어린이의 숫자는 1970년대와 비교해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그동안 인구는 증가했고, 사건을 감추기보다 신고하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말이죠. 게다가 아동성폭력 문제의 93%는 가정 내에서 일어납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각심을 갖는 건 나쁘지 않지만, 어린이의 자유로운 발달을 저해할 정도가 되면 곤란합니다. 

Jump!

10번 실수: 어떤 규칙도 정해 주지 않는다 

어린이가 제대로 발달하려면, 그저 방임하는 대신 명확한 경계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규칙과 합의를 통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법을 배웁니다.  

Dumb Kids.

11번 실수: 독립성의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기 일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요리도 못하고, 수리도 못하고, 갈등이 생기면 직접 해결할 수 없어 변호사를 찾아가죠. 성인이라고 해도, 스마트폰 없이는 낯선 도시를 여행할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요새 아이들'을 비난하기 전에, 어른들은 과연 독립심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Talking on a Red Phone

시대는 변하고 양육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 도와주고 어디서부터 스스로 하게 할 것인지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일단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언젠가는 소중한 우리 아이가 엄마, 아빠 없이 혼자 살아가야 할 날이 반드시 온다는 거죠. 그때가 닥치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독일 연방교육위원회가 권고하는 '연령대별 아이들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알려 드릴게요. 우리 실정과 다른 점도 있고 아이마다 해당 연령도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순서만큼은 참고할 만한 기준입니다. 

언제부터, 어떤 일을 혼자 할 수 있을까? (기준은 만 나이입니다.)

  • 3개월: 15분 정도 혼자 놀 수 있다. 하지만 이때부터 기동성이 활발해지므로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지켜볼 것! 아이가 혼자 자도록 수면 교육을 시도할 수 있다. 
  • 1살: 전선을 당기지 않기, 화장실 솔을 갖고 놀지 않기 등 간단한 규칙을 이해하고 따를 수 있다.  
  • 3살: 익숙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15~30분간 혼자 있을 수 있다. 숟가락 놓기 등 간단한 집안일을 거들 수 있다.  
  • 6살: 익숙한 환경에서 2시간 정도 혼자 있을 수 있다. 학교나 친구 집처럼 거리가 짧고, 가는 길이 익숙한 장소라면 혼자 갈 수 있다. 금전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약간의 용돈을 주는 게 좋다.
  • 8살: 부모와 떨어져 며칠간 지낼 수 있다.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소액을) 소비할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을 도울 수 있다.  
  • 10살: 친구들과 수영장에 갈 수 있다.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 12살: 혼자 기차를 타고 친척 집까지 갈 수 있다.  
  • 13살: 친척 집까지 가는 기차 여행을 혼자 계획하고, 실행(기차표 구입 등)할 수 있다.  
  • 14살: 용돈벌이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 15살: 해외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다.  

Lucas

와... 독일 사람들은 애들한테 한국과 차원이 다른 독립심을 요구하네요. 물론, 이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아이의 성격, 애가 어느 정도의 자유를 원하는지, 약속을 하면 지킬 수 있는지, 각각의 상황에 얼마나 준비가 됐는지 등을 감안해야겠죠.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똑같은 나이의 애들이 얼마나 독립적으로 살아가는지 생각하면, 우리 아이가 마냥 '아기'는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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